[스크랩] 1월26일 논술해설입니다.
여기에 흰 글씨로 올리면 여러분이 인쇄해서 보는 데 심각한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네요.
까페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드는데, 눈물을 머금고 바꿔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쇄 자료로 필요하신 분은 학원에 말씀드려서 받아가세요.
(여기에 파일로 올리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직 배포용 문서로 제작하는 법을 몰라서요. 죄송합니다.)
<1/26 LEET 예비고사 논술 해설>
Ⅰ. 제시문 (가) ~(라)를 통치 원리에 따라 둘로 분류하고,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요약하시오. (350~450자, 20점).
(가) 걸왕과 주왕은 어찌하여 천하를 잃었고, 탕왕과 무왕은 어찌하여 천하를 얻었는가? 그것은 바로 걸왕과 주왕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잘하였고, 탕왕과 무왕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잘하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사기와 쟁탈, 탐욕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예의와 사양, 충신(忠信)이다. 지금 군주들은 자신을 탕왕과 무왕에 비유하며 그들과 나란히 하고자 한다. 그러나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은 걸왕이나 주왕과 다를 바가 없으면서 탕왕이나 무왕과 같은 공적과 명성을 추구하니 어찌 가능하겠는가? 사람에게는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없고, 평안보다 즐거운 것이 없다. 생명을 기르고 평안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예의보다 나은 것이 없다. 사람이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평안을 즐기고자 하면서도 예의를 버린다면, 이는 오래 살고 싶어 하면서 스스로 목을 베는 것과 같다.
(나) 매와 채찍으로 때리고 재갈을 물리지 않으면 조보(造父)*라 할지라도 말을 몰 수 없다. 곱자와 그림쇠를 쓰지 않고 먹줄을 긋지 않으면 왕이(王爾)**라 할지라도 네모와 원을 그릴 수 없다. 위엄 서린 권세와 상벌을 정한 법이 없으면 요순(堯舜)이라 할지라도 세상을 다스릴 수 없다. 견고한 수레와 좋은 말을 타면 험한 고갯길도 올라갈 수 있고, 편안한 배를 타고 좋은 노를 저으면 큰 강도 건널 수 있다. 법술(法術)이라는 방책을 쥐고, 벌을 무겁게 하고 사형을 엄히 행하면 패왕(覇王)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법술과 상벌을 갖추는 것은 견고한 수레와 좋은 말이 있고 날렵한 배와 편리한 노가 있는 것과 같으니, 이것에 의지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다) 화폐를 널리 유통시켜도 백성의 살림이 넉넉지 못한 것은 물자가 한 곳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수입을 헤아리고 지출을 조절해도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곡식이 한 곳에 쌓이기 때문이다. 영리한 사람은 백 사람의 수입을 올리고 어리석은 사람은 본전도 찾지 못하니, 군주가 조절하지 않으면 반드시 백성 중에 상대를 해치는 부자가 생긴다. 이것이 어떤 사람은 백 년 먹을 양식을 쌓아두고, 어떤 사람은 술지게미나 쌀겨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이유이다. 백성이 너무 부유하면 녹봉을 주어도 부릴 수 없고, 백성이 너무 강하면 위엄을 세우거나 형벌을 가할 수가 없다. 쌓인 것을 흩고 이익을 고르게 하지 않으면 균등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군주가 식량을 비축하여 재정을 확보하고, 남는 것을 제어하여 부족함을 보충하며, 과도한 이문을 금하여 부당한 욕심을 막아야,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게 될 것이다.
(라) 옛날에는 덕을 귀하게 여기고 이익을 천하게 여겼으며, 의를 중하게 여기고 재물을 가볍게 여겼다. 삼왕(三王)이 다스리던 때라 해도 흥하기도 하고 쇠하기도 했지만, 쇠하면 떠받쳤고 기울면 바로잡았다. 그래서 하(夏)는 진실했고 은(殷)은 경건했으며 주(周)는 문아(文雅)했으니, 상서(庠序)*** 의 교육과 공경하고 사양하는 예(禮)가 찬연하여 참으로 볼만했다. 후대에 이르러 예의가 무너지고 미풍이 사라져 녹봉 받는 관리부터 의를 어기고 재물 모으기에 급급하니, 큰 자가 작은 자를 삼키고 서로 격렬히 다투어 넘어뜨리게 되었다. 이에 어떤 사람은 백 년 먹을 양식을 쌓아 두고, 어떤 사람은 배를 채울 수도 몸을 가릴 수도 없게 되었다. 옛날에 관리는 농사를 짓지 않았고 사냥꾼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았으며, 수문장이나 야경꾼도 모두 일정한 수입이 있어서 두 가지 이익을 취하지 않고 재물을 독차지하지 않았다. 옛날처럼 하면 우둔한 자와 영리한 자의 수입이 고르게 되어 서로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않게 된다.
* 조보 : 옛날에 말을 잘 몰았던 사람의 이름.
** 왕이 : 옛날에 솜씨가 매우 뛰어났던 장인의 이름.
*** 상서 : 은(殷), 주(周)의 교육 기관.
◎ 논제 성격 : 요약 ․ 종합형
1. 논제 분석
제시문 (가) ~(라)를 통치 원리에 따라 둘로 분류하고 : 논제에 이 글의 논점이 노출되어 있다. 제시문들은 ‘통치원리’에 대한 상반되는 입장에 따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은 제시문을 독해하기 전에 논제를 꼼꼼히 읽어 사전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 논지의 전개 방식이 정해져 있다.
요약하시오 :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밝히지 않는다. 제시문상 글쓴이의 요점, 핵심내용, 주장 등을 수식어를 배제하고 간단하게 정리한다.
350~450자 : 각자의 입장에 따라 두 문단으로 나눠도 상관없으나, 완결성있게 정리할 자신만 있다면 한문단으로 정리하는 것을 권한다. 분량이 적은 논술문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문단을 많이 나누게 되면 산만해 보인다.
2. 제시문 분석
⑴ 제시문 (가) : 제시문 (가)는 예의에 기반한 통치 원리를 제안한다. 그리고 올바르지 못한 욕망에 기반한 방법으로 통치를 하면서 성군의 명성만에 관심이 있는 작금의 위선적인 통치 행태를 비판한다. 제시문은 올바른 통치 행위는 예의에 기반하여 사람들의 안녕과 평안을 추구하는 것임을 제안한다.
⑵ 제시문 (나) : 제시문 (나)는 법에 의한 통치 원리를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즉,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엄격한 법과 상벌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가의 법률 체계는 세상의 부정적인 요소를 반듯하게 다스리고, 효율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데 핵심적인 전제가 됨을 의미한다.
⑶ 제시문 (다) : 제시문 (다)는 백성의 살림을 곤궁하게 하지 않고, 나라의 살림을 부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군주가 적극적인 힘을 발휘하여 경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⑷ 제시문 (라) : 제시문 (라)는 제시문 (다)와 동일한 경제적 현상에 대해서 다른 처방을 내린다.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격차가 생기고, 사회에 빈곤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과거의 덕과 의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 (라)는 덕과 의를 중하게 여겨 예의로 다스리면 서로 상대방을 쓰러트리기 위한 다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3. 예시 답안
제시문 (가)~(라)는 ‘예의에 의한 통치’와 ‘법에 의한 통치’라는 두 가지의 입장으로 나뉜다. 제시문 (가와 (라)는 통치 원리로서 예의를 중시한다. 제시문 (가)는 올바른 통치 행위는 예의에 기반하여 사람들의 안녕과 평안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제시문 (라)는 부자와 빈자 사이에 나타나는 경제적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덕과 의에 기반한 예의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제시문 (나)와 (다)는 법이라는 통치의 원리를 제시한다. 제시문 (나)는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엄격한 법과 상벌의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제시문 (다)는 백성의 살림을 곤궁하게 하지 않고, 나라의 살림을 부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군주가 적극적인 힘을 발휘하여 경제를 관리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397자)
4. 총평
1번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우리가 문제를 통해 충분히 접해 보았으므로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논제 유형의 고득점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제시문의 논지를 정확하에 파악하였느냐 둘째, 제시문간의 대조점을 명확하게 드러내었느냐 셋째, 자신의 언어를 이용해 간결하게 표현하였느냐이다. 이 문제와 비슷한 연습문제들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 성균관대학교 07 인문 : <제시문 1 ․ 2>와 <제시문 3 ․ 4>는 대중의 속성에 관한 상반된 두 견해를 담고 있다. 그 두 견해의 내용을 각각 요약하시오. ․ 성균관대학교 07 인문 : 아래 6개 제시문들은 빈곤 국가를 돕는 일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을 나타낸다. 이 두 가지 입장의 핵심 논지를 대비시켜 요약하시오. (400-500자) ․ 서강대학교 02 1차 예시문항 : 다음 제시문 Ⅰ-1) Ⅰ-2)와 Ⅱ-1) Ⅱ-2)에 나타난 인간에 대한 상반된 입장에 관해 논술하라. (600자 이내) |
Ⅱ. 제시문 (나)와 (다)를 각각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600~800자, 30점).
(가)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의 과정은 연역적이다. 우리는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들에 의존하여, 관찰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예측 진술들을 새로운 이론으로부터 연역적으로 이끌어낸다. 이것들 중에서도 기존의 이론으로부터는 도출될 수 없는 진술들, 특히 기존의 이론과 모순되는 진술들을 선택하고, 실제 실험 및 적용의 결과에 따라 이 진술들을 판정한다. 만약 이 진술들이 수용 가능하다고 판정된다면, 다시 말해 검증된다면, 그 새로운 이론은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 된다. 따라서 그 이론을 폐기할 어떤 이유도 없다. 그러나 만약 이 진술들이 수용 불가능하다고 판정된다면, 다시 말해 반증된다면, 이 진술들을 도출한 새로운 이론 전체가 반증된다.
긍정적 판정에 의해 새로운 이론이 유효하다고 밝혀지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잠정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차후에 부정적 판정이 나온다면 그 이론은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그러나 한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과학의 진보 과정에서 또 다른 이론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한, 그 이론은 인정된 것이다.
(나) 티코 브라헤(1546~1601)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반증한 것으로 생각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옳다면, 지구에서 매일 같은 시각에 항성을 바라보는 방향이 지구의 공전 궤도를 따라 조금씩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 지구가 공전함에 따라 관찰자가 항성을 바라보게 되는 시점(視點)이 조금씩 변하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마치 회전목마를 타고 회전하는 아이가 밖에 서 있는 구경꾼을 바라볼 때, 바라보는 방향이 계속 변하는 것과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지구의 관찰자가
항성을 바라보는 방향은 지구 공전 궤도상의 정반대되는 두 점 사이에서 주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이 점들과 항성을 잇는 선, 그리고 태양과 그 항성을 잇는 선 사이의 각을 연주시차(年周視差, annual parallax)라고 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옳다면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하지만, 브라헤는 그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이 틀렸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후대의 학자들은, 브라헤가 연주시차를 확인하지 못한 원인이 그가 수용한 보조적인 가정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관측 도구로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항성들이 지구에 충분히 가까이 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운 항성이라 하더라도 지구와의 실제거리는 매우 멀다. 따라서 연주시차가 지극히 작기 때문에 브라헤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다) 어떤 물리학자가 명제 P의 부정확성을 증명할 때 그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는다. 우선 명제 P가 정확하다면 반드시 나와야 할 어떤 현상을 예측한다(그 예측된 현상을 명제 Q로 서술하자). 그리고 예측된 현상이 나올지, 안 나올지를 보여줄 실험을 설계한다. 그는 이 실험의 결과를 해석해서 예측된 현상이 나오지 않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밟을 때 그가 사용하는 것은 실제로는 명제 P만이 아니다. 그가 의심할 바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 이론들 전체도 함께 사용한다. 다시 말해 명제 Q는 ‘의심받는 명제 P 자체’로부터가 아니라, ‘이론들 전체와 결부된 명제 P’로부터 도출된다. 따라서 예측된 현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명제 P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물리학자가 이용하고 기대는 이론들 전체의 구조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실험이 알려 주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그 현상을 예측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현상이 나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사용한 명제들 중 최소한 한 명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물리학자는 발견된 오류가 명제 P에만 속한다고 단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 그가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에 오류가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는가? 만약 확신한다면 그는 자신이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이 정확하다고 암암리에 전제한 것이다.
◎ 논제 성격 : 논증 평가형
1. 논제 분석
제시문 (나)와 (다)를 각각 활용하여 : 제시문 (나)와 (다)의 논지를 논거로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주장을 : 제시문 (가)의 논증 구조를
비판하시오 : (가)의 논증을 분석하여 전체 의미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며, 그 존재의 논리적 기초를 밝힌다. 쉽게 말해 견해에 대하여 옳다 그르다의 가치 판단이 아니라 논증의 타당성과 정당성, 논거의 적절성 등을 평가한다.
600~800자 : 2-3문단으로 구성하라.
2. 제시문 분석
⑴ 제시문 (가)의 논증
① 결론 : 자연과학의 한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하고 과학의 진보 과정에서 또 다른 이론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한, 그 이론은 인정된 것이다.
② 전제
ⅰ) 자연과학에서 이루어지는 테스트의 과정은 연역적이다.
ⅱ) 우리는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에 의존하여, 관찰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예측 진술들을 새로운 이론으로부터 이끌어 낸다.
ⅲ) 새로운 진술이 수용 가능한 것으로 판정되었다면 이론은 유효하다.
ⅳ) 긍정적 판정은 잠정적인 것으로 차후에 부정적인 판정이 나온다면 이론은 바뀔 수 있다.
⑵ 제시문 (나) : 티코 브라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대해 연주 시차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틀렸다고 결론지었다. 브라헤는 관측 도구로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항성들이 충분히 가까이 있다고 가정했고, 이는 후대의 학자들에 의해 잘못된 가정임이 밝혀졌다. 즉, 전제된 가정이 참일 경우에만 연역적인 자연과학의 테스트 과정이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테스트의 전제인 과학자의 가정의 진실성 여부는 과학적 이론의 형성에 대한 (가)의 주장을 약화시킨다.
⑶ 제시문 (다) : 제시문 (다)는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들의 신뢰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연역적인 테스트의 설계 과정에서 P를 둘러싸고 있는 이론들 전체는 암묵적으로 참이라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과학자는 자신이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이 정확하다고 전제한 것이다. 즉, 실험의 설계에서 명시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명제 P에 결부된 이론들 전반의 구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
3. 예시 답안
제시문 (가)는 자연과학 이론이 엄격한 테스트 과정을 통과하고 또 다른 이론에 의해 대체되기 전까지는 그 이론은 참이라고 주장한다. 자연과학의 테스트 과정은 연역적이다. 다시 말해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을 전제로 하여, 관찰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예측 진술들을 새로운 이론으로부터 이끌어 낸다. 따라서 새로운 판정으로 대체되기 전까지 연역적 검증 과정을 거친 진술은 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제시문 (가)의 진술은 두 가지 면에서 논리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우선 이전에 수용된 다른 진술들 자체를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제시문 (다)는 연역적인 테스트의 설계 과정에서 P를 둘러싸고 있는 이론들 전체는 암묵적으로 참이라 전제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과학자는 자신이 사용한 다른 모든 명제들이 정확하다고 전제한 것이다. 즉, 실험의 설계에서 명시적인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명제 P에 결부된 이론들 전반의 구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찰을 위한 과학자의 가정의 진실성 여부는 과학적 이론의 형성에 대한 (가)의 주장을 약화시킨다. 제시문 (나)에서 티코 브라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대해 연주 시차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틀렸다고 결론지었다. 반증의 과정에서 브라헤는 관측 도구로 연주시차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항성들이 충분히 가까이 있다고 가정했고, 이는 후대의 학자들에 의해 잘못된 가정임이 밝혀졌다. 즉, 전제된 가정이 참일 경우에만 연역적인 자연과학의 테스트 과정이 인정받을 수 있다. (759자)
4. 총평
2007년 12월 21일 평가원 예시문항에서부터 꾸준히 과학 제재에 대한 지문이 하나씩 출제되고 있는 부분을 눈여겨 볼만하다. 과학 제재는 특히 논증 분석․추론형이나 논증 평가형에서 선호된다. 그리고 수험생의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측정하고자 하는 문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참고할만한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 12월21일 평가원 예시문항 2번 : 글 (다)의 관점에서 글 (라)의 ‘살비아티’의 주장을 평가하라.(300~500자) ․ 건국대학교 08 인문 : 제시문 <가> 또는 <나>에서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제시문 <다>에 나타난 ‘서민’의 문제 상황에 대한 다음 주장을 도표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하시오. (501-600자) ․ 경희대학교 99 : 다음 대화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글 에서 논점을 찾아 그 논점을 중심으로 <가>의 주장을 보완하라.(1300-1400자) |
Ⅲ. 제시문 (가)와 (나)를 활용하여,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조건>에 맞게 논술하시오 (1,200~1,500자, 50점).
<조 건>
1. 제시문 (가)와 (나)에서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논거를 이끌어 낼 것.
2. 이 논거들에 대한 평가를 포함할 것.
* 시민의 재판 참여 : 일반 시민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유·무죄나 형량 등에 관한 사법적 판단에 참여하는 것을 말함.
(가) “우리가 지금까지 자세히 기술한 이 나라는 정말 지혜로운 나라로 내게는 생각되네. 그건 이 나라가 분별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이것, 즉 분별력은 일종의 지식인 것이 분명하네. 사람들이 분별 있게 되는 것은 무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식에 의해서라는 게 확실하기 때문일세.”
“그건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온갖 종류의 많은 지식이 있네.”
“어찌 없겠습니까?”
“그러면 이 나라가 지혜롭고 분별 있는 나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목수들의 지식으로 인해서인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인해서는 목수 일에 밝은 나라로 불릴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 나라가 지혜로운 나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목재 용구들에 대한 지식, 즉 어떻게 하면 이것들을 가장 훌륭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분별하고 숙고하는 지식 덕분은 아닐세.”
“분명히 아닙니다.”
“그러면, 다음은 어떤가? 청동으로 만든 물건에 관한 지식이나 또는 이런 유의 것들에 관한 다른 어떤 지식 덕분인가?”
“그런 유의 어떤 것으로 인해서도 아닙니다.”
“흙에서 나는 생산물에 관한 지식 때문도 아닐 것이니, 이로 인해서는 농사에 밝은 나라로 불릴 뿐이네.”
“제게는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어떤가? 이제 막 건립된 이 나라에 사는 시민들 중에 이런 지식을 가진 계층이 있겠는가? 이 나라의 어떤 부분에 관련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 전체와 관련해서 어떻게 하면 이 나라가 자기 자신을,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가장 훌륭하게 다룰 수 있을지 분별하고 숙고하는 그런 지식 말일세.”
“물론 있습니다.”
“그건 무엇이며, 누구에게 있는가?”
“그건 수호(守護)와 관련한 지식이며, 우리가 방금 ‘완벽한 수호자들’로 불렀던 그 지도자들에게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지식이 있는 나라를 자네는 뭐라 부르겠는가?”
“분별 있고 참으로 지혜로운 나라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러면 자네는 이 나라에 대장장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면 참된 수호자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하는가?”
“대장장이들이 훨씬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식을 지니고 있기에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 수호자들이 제일 적지 않겠는가?”
“제일 적습니다.”
“그러니까 본성에 맞게 건립된 나라 전체가 지혜롭게 되는 것은 나라의 가장 작은 부류나 계층, 그리고 이 지도적 계층 안에 있는 지식 덕분이네. 이 계층은 자연히 가장 적게 될 것이며, 모든 지식 중에서 유일하게 지혜라 불릴 만한 지식을 가지는 것이 마땅하네.”
“더 없이 진실한 말씀입니다.”
(나) 일상적 지식은 상식, 일상적 체험, 사려 깊은 숙고와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 민간 지식도 일상적 지식의 한 범주이다. 민간 지식이란 개념은 농민들의 토양에 관한 친숙성에서부터 아프리카 원주민의 사냥술, 토착민들의 식물에 관한 지식, 학교 운동장에서 하는 농구의 규칙과 전략에 이르기까지 인간 활동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민간 지식은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과학적, 전문적, 지적 엘리트들을 규정하는 공식적인 또는 특화된 지식에 대비되는, 비공식적이고 대중적인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민간 지식은 텍스트 형태로 기록되기보다는 흔히 구술 형태로 전승되어 비공식 부문에 체계적으로 남아 있다. 반대로 공식적, 과학적 지식은 기록된 텍스트 형태로 조직되어 전달된다. 과학은 자신의 지식을 그것이 생산된 문화로부터 이론적으로 분리하고자 하는 반면, 민간 지식은 그것이 생산된 구체적 문화와 태생적으로 결합되고 그 문화의 내부에서 해석된다.
현대 사회가 과학과 기술의 경이로움에 빠져 있는 동안 민간 지식은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다. 공식적, 과학적 지식은 민간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고안된 우월한 지식 형태라고 널리 정의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과학적 지식의 정통성은 공식적으로는, 보통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일상적 지식과의 인식론적 차별화에 의존한다. 그간 수많은 영역에서 민간 지식을 더 진보된 과학적, 기술적 지식들로 대체하는 것을 명시적인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한 가지 기이한 것은, 근대 과학과 기술의 많은 부분이 전통적 지식의 토대 위에서 발전해 왔다는 점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종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인간은 생존 투쟁을 도와줄 좀 더 효과적인 도구와 수단을 끊임없이 개발해 왔다. 산업 혁명에 앞서 등장했던 기술적 발명들의 주요 목록을 떠올려 보자. 불, 바퀴, 역법, 직조 기술, 도자기, 농사, 산술, 기하학, 천문학, 항해술, 제련 기술, 화약, 고무, 톱니바퀴,
활자, 종이와 인쇄술, 그리고 건축과 도시 계획 등은 근대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종교와 철학, 국가와 행정 체계가 발전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사정은 예외가 아니었다.
민간 지식은 고유한 인식론적 지위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경험적인 분석과 규범적인 분석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 논제 성격: 적용·발전형
1. 논제 분석
제시문 (가)와 (나)를 활용하여 : 제시문을 통해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논거를 이끌어내라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양비론이나 양시론, 모호한 주장을 지양하고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조건>에 맞게 : 논술문 본문 작성의 구체적인 형식, 다시 말해 논거의 전개 방식이 지정되어 있다.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시문 (가)와 (나)에서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의 논거를 이끌어 낼 것. 둘째. 이 논거들에 대한 평가를 포함할 것.(* 시민의 재판 참여 : 일반 시민이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의 유·무죄나 형량 등에 관한 사법적 판단에 참여하는 것을 말함.)
논술하시오 : 논제에 대한 의견이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그 근거를 밝힌다.
1,200~1,500자 : 4-5문단으로 작성하시오. 3번 문제는 분량이 넉넉하므로 자신의 견해를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가진 한 편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는 것을 권한다.
2. 제시문 분석
⑴ 제시문 (가) : 시민의 재판 참여를 반대하는 입장
제시문 (가)는 나라 전체를 다스릴 수 있을 지 분별하고 숙고하는 ‘수호’에 관한 지식을 가진 지도자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 사이의 분쟁이나 송사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지혜를 가진 적은 수의 계층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논지를 추론해낼 수 있다. 제시문은 지식의 범주를 세분화하면서 ‘지혜’라 불리는 지식의 당위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⑵ 제시문 (나) : 시민의 재판 참여를 찬성하는 입장
제시문 (나)는 민간 지식의 주체인 시민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민간지식은 공식적이고 특화된 전문 지식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비공식적이고 대중적인 차원에서 보통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지금까지 현대 사회는 민간 지식의 역할을 간과하여 왔으나, 그간 각종 과학 기술부터 종교와 철학, 국가와 행정 체계에 이르기까지 민간 지식의 영향력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따라서 재판의 과정에서도 일반 시민의 생각 속에 자리한 민간 지식의 힘을 인정해야 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3. 예시 개요
논술문을 작성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를 갖추어 완결성 있는 글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 예시 개요는 기본 틀은 기존의 방식을 따르되, 1문단에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구성을 취했다. 논술을 위해 주어진 분량이 넉넉하지 않을 때는 두괄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명료하게 드러낸 뒤, 구체적인 논거를 들어 깔끔하게 논증을 담아내는 것이 채점위원에게 더 강하게 어필한다. 이 문제는 예시답안을 제공하지 않는다.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라는 문제에서 정답은 없다. 다만 얼마나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 경력하게 주장했는가만 있다. 예시 개요를 제공한다. 각자의 의견에 따라 위의 제시문 분석을 참고하여 직접 써보길 바란다.
⑴ 시민의 재판 참여에 찬성하는 경우
1문단 :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논증의 결론 제시)
2문단 : 제시문 (나) - 시민의 재판 참여 찬성 입장에 대한 논거 제시 및 평가
3문단 : 제시문 (가) - 시민의 재판 참여 반대 입장에 대한 논거 제시 및 평가
4문단 : 예상 가능한 반론 제기 및 재반론을 통한 강화 혹은 논의의 정리(마무리)
⑵ 시민의 재판 참여에 반대하는 경우
1문단 : 시민의 재판 참여에 대한 자신의 견해(논증의 결론 제시)
2문단 : 제시문 (가) - 시민의 재판 참여 반대 입장에 대한 논거 제시 및 평가
3문단 : 제시문 (나) - 시민의 재판 참여 찬성 입장에 대한 논거 제시 및 평가
4문단 : 예상 가능한 반론 제기 및 재반론을 통한 강화 혹은 논의의 정리(마무리)
4. 총평
적용 ․ 발전형 문제는 12월 21일에 비해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시민의 재판 참여’라는 쟁점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평가하고 자신의 경해를 밝히라는 유형은 그간 논술의 단골 출제 유형이었다. 이런 종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단단한 본문의 구성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심할 점은 이 문제의 핵심이 ‘논증의 창조’라는 것이다. 참고할 만한 문제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서울대학교 1차 예시문항 3번 : 제시문의 상반된 입장에 관한 논의를 기반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란 어떤 것이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설명하고, 그러한 나라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평가하시오. (1000자) ․ 경희대학교 04 인문 : 제시문 [가]에 나타난 사회적 갈등의 근본원인을 먼저 진단하여 제시하고, 제시문 [나], [다], [라]의 사회질서관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논술하시오. (1000자 이내) ․ 12월21일 평가원 예시문항 4번 : 위 제시문 (마)와 (바) 각각의 관점에서 지역할당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하고, 이러한 논거의 적절성에 대하여 구체적 사례를 들어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1300~1500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