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트란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의 `왜 나는 기독교인이 아닌가`(Why I am not a Christian, and other essays on religion and related subjects, London: Routledge)는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들 가운데 하나다. 이 책은 종교와 윤리에 대한 러셀의 견해를 표현한 그의 14개의 에세이, 하나의 대담(주제: `하나님의 존재`), 하나의 사건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 째 에세이 `왜 나는 기독교인이 아닌가`는 그가 1927년 3월 6일에 영국 세속협회(National Secular Society)에서 행한 강연이다. 두 번 째 에세이는 `종교가 문명에 유용한 공헌을 했는가?`(1930)이고 세 번 째 에세이는 `내가 믿는 것`(1925)인데 거기엔 `좋은 삶`(good life)에 대한 그의 유명한 정의가 들어 있다. 다음으로 `우리는 죽음을 넘어 생존하는가?`(1936), `마담, 그렇게 보이지요? 아니죠, 그렇습니다`(1899), `카톨릭 및 프로테스탄트 회의주의자들에 관하여`(1928), `중세의 삶`(1925), `토마스 페인의 운명`(1934), `멋진 사람들`(1931), `새 세대`(1930), `우리의 성 윤리`(1936), `자유와 대학`(1940), `하나님의 존재: 러셀과 코플스톤 신부 사이의 토론`(1948년 BBC방송), `종교는 우리의 문제거리들을 치유할 수 있는가?`(1954), `종교와 도덕`(1952),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록으로서 `어떻게 러셀이 뉴욕 시티 컬리지에서 가르치지 못하도록 저지되었는가`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는 범우사의 `종교는 필요한가`(이재황 옮김. 범우사상신서 37)를 추천하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는 거의 광신도처럼 기독교신앙에 몰입되어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기독교나 다른 종교로부터 해방된 자유인이 되었고 종교에 대한 나의 기본입장은 러셀처럼 `불가지론자`(agnostic)로 바뀌었다. 그것은 1970년대 중반 나의 독일유학 시절에 내가 체험한 가장 획기적 내면적 사건이었고 지금도 이를 회상할 때마다 나는 무한한 자기해방적 희열감을 느끼곤 한다. 종교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현대인으로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입장은 유신론자도, 무신론자도 아니고 불가지론자라고 판단된다. 이에 관한 더 상세한 논의는 나의 책 `인간해방의 사회이론`(1997, 전예원)을 참조하기 바란다. 나의 오랜 고뇌의 역정에 비추어 나는 적어도 `큰 배움의 집` 대학에서 학생들과 교수들이 러셀을 읽고 성찰함으로써 더 이상 종교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강대신문, `내 인생의 책 한권`, 2001.9.3, 5쪽)(졸저 `그리움의 횃불`(2003), 7.34.[`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에 실려있음).
* * * * * * * * * * * * * * * * * * * * * * * *
버트란드 러셀 지음, 이재황 옮김, 종교는 필요한가(Why I Am Not a Christian), 범우사, 1999:
이 책은 러셀이 1927년 영국 세속협회에서 행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라는 제목의 강연과 종교, 윤리 등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번역본에는 그의 다른 에세이 `자유인의 신앙`과 `나의 신조`가 추가 수록돼 있다.
종교관은 세계관 정립의 중심일 뿐 아니라, 명확한 생각하기의 시금석이다. 최고의 지식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교수들도 종교관에 있어서 다양하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학창시절에 이 책 읽기를 스스로 거부했다. 그 당시 나는 광신적 기독교인으로 기독교적 세계관과 인생관에 몰입돼 있었고, 반기독교적 또는 종교 비판적 사상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70년대 중반에 이 책을 비롯한 러셀의 저작들을 읽으면서 만시지탄을 금치 못했다. 나는 종래의 나의 편협하고 닫힌 사고방식을 통회하고 기독교로부터의 탈퇴를 선언했다. 종교인에서 불가지론자로의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은 내게 형언하기 어려울 만큼 흐뭇한 해방감과 희열을 안겨주었고, 지금도 그 감격은 생생하다. 불가지론자로서의 러셀의 관점이 명시적으로 표명된 것은 1953년 `룩`지와의 인터뷰 `불가지론자란 무엇인가`(졸저 `그리움의 횃불`, 전예원 간행)에서다.
위의 책을 비롯한 러셀의 다른 책들은 나에게 명확히 생각하기에 큰 도움이 됐다. 위의 책을 읽고 성찰함으로써 대학인들이 개인의 종교에 대해 좀더 성찰하길 바란다. (배동인. 전 강원대 교수. 사회학)
--------------------------------------
위의 글은 `교수신문`(2003. 11. 10, 제291호), `함께 읽고 싶은 책` 난(6쪽)에 실린 것입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내가 감명깊게 읽은 책들 가운데 특히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이른바 `교양필독서`를 강원대학교 홈페이지(www.kangwon.ac.kr) 안에 `교직원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올려놓았었습니다(2003):
내가 권장하는 교양필독서
다음은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들인데 학생 여러분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1. 김구, 백범일지(백범 김구 자서전. 도진순 주해), 도서출판 돌베개, 2002(개정판)
2. 막스 뮐러(차경아 옮김), 독일인의 사랑, 문예출판사
3. Erich Fromm, The Art of Loving
4. 로맹 롤랑(이휘영 옮김), 베토벤의 생애, 문예출판사
5. 도스토예프스키, 가난한 사람들
6. " , 백야
7. 한비야,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4권, 도서출판 금토, 1996-98
8. " ,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도서출판 푸른숲, 1999
9. 버트란드 러셀(이재황 역), 종교는 필요한가(Why I Am Not a Christian), 범우사 (범우사상신서 37)
10. B. 러셀(양병탁 옮김), 행복은 지금도 가능한가, 서문당(서문문고 127)
11. B. 러셀, 러셀과의 대화, 서문당(서문문고 43)
12. Bertrand Russell, The Problems of Philosophy, London etc.: Oxford University Press, 1976(first published 1912)
13. Bertrand Russell, The Conquest of Happiness(도서출판 조은문화사의 한영대역판 '행복의 정복'을 추천함)
14. 페인버그, 카스릴스 편(최혁순 역), 러셀의 철학노트
(원제: Dear Bertrand Russell), 범우사(범우사상신서 15)
15. Bertrand Russell, Autobiography, Vol. 1-3, London: Allen & Unwin, 1967-9 (버트런드 러셀. 러셀 자서전 [상, 하][송은경 옮김]. 서울: 사회평론. 2003)
16. " , A History of Western Philosophy,
London: Allen & Unwin, 1974(first published 1946)
(그밖에 러셀에 관해서는 나에게 개별적으로 문의하기 바람)
17. Thomas Carlyle, On Heroes, Hero-worship, and the Heroic in History, 1841(토마스 칼라일[박상익 옮김], 영웅숭배론, 한길사, 2003)
18. " , Sartor Resartus, 1838[1836] ; 우리말 번역본으로, 토머스 칼라일 지음(박상익 옮김), 의상철학: 토이펠스드뢰크 씨의 생애와 견해, 파주: 한길사, 2008, 443쪽
19. Peter Singer, Hegel,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83
20. " , Marx, " , 1980
21. Karl Popper, Open Society and its Enemies
22. " , The Poverty of Historicism
23. Karl Loewith, Max Weber and Karl Marx, London: Routledge, 1993
24. Louis Althusser, The future lasts a long time and Facts, London: Vintage, 1994
25. Anthony Giddens, The Third Way and its Critics, Cambridge: Polity, 2000
26. Erich Fromm, The Art of Being, New York: Continuum, 2000
27. 이경숙, 노자를 웃긴 남자, 서울: 자인, 2000
28. 황대권, 야생초 편지, 도솔, 2002
29. 존 로빈스(안의정 옮김), 음식혁명, 시공사, 2002
30. 촘스키(강주헌 옮김),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시대의창, 2002
****************************************
여기에 오늘 다음을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31. 노자(이경숙 완역, 주해), 도덕경(제1권 도경, 제2권 덕경), 서울: 명상, 2004
32. 최한기(혜강, 1803-1877)(손병욱 옮김), 기학(氣學, 1857), 서울: 통나무, 2004
33. 정 민, 미쳐야 미친다: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서울: 푸른역사, 2004
34. 슈테판 츠바이그(안인희 옮김), 광기와 우연의 역사, 서울: 휴머니스트 2004 (이 책에 언급되지 않은 원본은, Stefan Zweig, Sternstunden der Menschheit: Vierzehn historische Miniaturen, Frankfurt a.M.: Fischer Taschenbuch Verlag, 2003 인데 번역본엔 마지막 두 장, `Cicero`와 `Wilson versagt`가 수록되지 않음)
35. 새뮤얼 스마일즈(공병호 편역), 인생을 최고로 사는 지혜(Self-Help), 서울: 비지니스북스 2004
36. Stefan Zweig, Romain Rolland, Frankfurt a. M.: S. Fischer Verlag, 1987
37. 슈테판 츠바이크(곽복록 옮김), 어제의 세계(Die Welt von Gestern, 1941[탈고], 1944), 서울: 지식공작소, 1995, 544쪽
38. 슈테판 츠바이크(박찬기 옮김), 황혼의 이야기(그 외 `모르는 여인의 편지`, `마음의 파멸`), 서문당(서문문고 010), 2003
39. 슈테판 츠바이크(원당희 옮김), 환상의 밤(Phantastische Nacht), 자연사랑, 1999
40. 슈테판 츠바이크(안인희 옮김), 정신의 탐험가들(Die Heilung durch den Geist), 푸른숲, 2000
41. 슈테판 츠바이크(안인희 옮김), 발자크 평전, 푸른숲, 2002(5쇄: 1998 1쇄)(691쪽)
42.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표정훈 옮김),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The Sense of Wonder), 에코리브르, 2002
43. 틱낫한(Thic Nhat Hanh)(진우기 옮김), 힘(Power), 명진출판, 2003
44. 로저 본 외흐(Roger von Oech)(정주연 옮김), 생각의 혁명: Creative Thinking(A Whack on the Side of the Head), 에코리브르, 2002
45. 정민, 죽비소리: 나를 깨우는 우리 문장 120, 마음산책, 2005
46. 루스 웨스트하이머/스티븐 캐플란(김대웅 욺김), 간통에서 동성애까지 권력을 둘러싼 스캔들의 역사(Power: The ultimate aphrodisiac), 이마고, 2004
47. 김상운, 내 몸을 망가뜨리는 건강상식 사전, 이지북, 2004
48. 법정 스님(류시화 엮음). 산에는 꽃이 피네. 동쪽나라, 1998(2판 2004. 11월)
49. Bronislaw Malinowski, A Scientific Theory of Culture and other essays, Chapel Hill: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Press, 1944
50. Erich Fromm, Psychoanalysis and Religion, New Haven and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1978
51. 김종철 편, 녹색평론선집1(1991년 창간호 - 1992년 9-10월호), 대구: 녹색평론사, 1993
52. 노암 촘스키(인터뷰어: 데이비드 바사미언, 옮긴이: 강주헌).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1, 2. 서울: 시대의창. 2004
53. 노엄 촘스키(박행웅, 이종삼 옮김). 촘스키, 9-11. 서울: 김영사. 2001
54. 법정. 홀로 사는 즐거움. 서울: 샘터. 2004
55. 헨리 데이빗 소로우(강승영 옮김). 월든(Walden). 경기도 파주: 도서출판 이레. 2004
56. Robert Wokler. Rousseau: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57. 노암 촘스키(홍건영 옮김). 테러리즘의 문화(The Culture of Terrorism). 서울: 이룸. 2002
58. Robert Spaethling(edited and newly translated). Mozart`s Letters, Mozart`s Life: Selected Letters. New York: Norton paperback. 2006. 479 pp.
59. Peter Singer. A Darwinian Left: Politics, Evolution and Cooperation. New Haven and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1999. 70 pp.
60. J.W.N. Sullivan. Beethoven: His Spiritual Development. New York: Vintage Books. 1960. 174 pp.
61. George R. Marek. Ludwig van Beethoven: Das Leben eines Genies(Aus dem Amerikanischen uebertragen von Renate Kebelmann, Titel der Originalausgabe: Beethoven. Biography of a Genius. New York: Funk & Wagnalls. 1969). Muenchen: Moderne Verlags GmbH. 1970. 661 S.
62. Maynard Solomon. Beethoven. New York: Schirmer Books. 1979. 400 pp.
63. Renate Ulm(Hg.). Die 9 Symphonien Beethovens: Entstehung, Deutung, Wirkung. Kassel: Baerenreiter Verlag. 2002[1994]. 284 S.
64. Ernst Hilmar. Franz Schubert. Reinbek bei Hamburg: Rohwohlt(rm 50608). 2002[1997]. 158 S.
65. 로맹 롤랑(박영구 옮김). 괴테와 베토벤: 시성과 악성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 서울: 웅진닷컴. 261 쪽
66. Bertrand Russell(edited by Al Seckel). Bertrand Russell on God and Religion. New York: Prometheus Books. 1986. 350 pp.
67. Michael Newman. Socialism: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171 pp.
68. Stefan Zweig. Montaingne. Frankfurt a,M.: Fischer Taschenbuch Verlag. 2005[1942, 1960, 1995]. 96 S.
69. Stefan Zweig. Joseph Fouche: Bildnis eines politischen Menschen. Frankfurt a.M.: Fischer Taschenbuch Verlag. 2003[1929]. 286 S.
70. 라마찬드라 구하(Ramachandra Guha)(권태환 옮김). 환경사상과 운동(Environmentalism: A Global History, 2000). 서울: 다산출판사. 2006. 209쪽
71. 몽테뉴(Montaigne)(손우성 옮김). 나는 무엇을 아는가(Les Essais). 서울: 동서문화사. 2005. 1358쪽
72. Stefan Zweig. Der Kampf mit dem Daemon: Hoelderlin, Kleist, Nietzsche. Frankfurt a.Main: S. Fischer Verlag. 2004[1925]. 348 S.
73. 최재천. 알이 닭을 낳는다. 서울: 도요새. 2006. 408쪽
74. 김필연. 세상과 눈맞추기: 김필연의 글과 사진노트 I. 서울 : 도서출판 해아래. 2006. 191쪽
75. Ray Monk. Ludwig Wittgenstein: The Duty of Genius. London, New York: Penguin Books. 1991. 654 pp.
76. Ray Monk. How To Read Wittgenstein. New York, London: W.W. Norton & Co. 2005. 114 pp.
77. Roger Scruton. Kant: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141 pp.
78. A.C. Grayling. Wittgenstein: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142 pp.
79. Michael Tanner. Nietzsche: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113 pp.
80. David Miller. Political Philosophy: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147 pp.
81. Erich Fromm. The Art of Listening. New York: Continuum. 2003. 204 pp.
82. Simon Critchley. Continental Philosophy: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149 pp.
83. 제프리 D. 삭스(Jeffrey D. Sachs, 김현구 옮김). 빈곤의 종말(The End of Poverty: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Time, 2005). 서울: 21세기북스. 2006. 575쪽
84. 마인하르트 미겔(Meinhard Miegel) (이미옥 옮김). 성장의 종말: 서구는 미래에도 주역이 될 수 있을까(Epochenwende: Gewinnt der Westen die Zukunft?). 서울: 에코리브르. 2006. 366쪽
85. Paul Strathern. Rousseau In 90 Minutes. Chicago: Ivan R. Dee. 2002. 91 pp.
86. Karl Popper. All Life Is Problem Solving(Translated by Patrick Camiller). London: Routledge. 2002(1994 in German['Alles Leben ist Problemloesen'], 1999, 2001). 171 pp.
87. 이성선 시전집. 서울: 시와시학사. 2005. 1509쪽
88.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 송기동 옮김, 문용린 감역). 통찰과 포용(Leading Minds). 서울: 북스넛. 2007[원저 1995]. 600쪽
89. Peter Singer. How Are We to Live? : Ethics in an Age of Self-Interest. New York: Prometeus Books. 1995. 262 pp.
90. Julia Annas. Plato: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104 pp.
91. Edmund Morris. Beethoven: The Universal Composer. New York: HarperCollins Publishers. 2005. 243 pp.
92. Hartmut Mueller. Stefan Zweig: mit Selbstzeugnissen und Bilddokumenten dargestellt von Hartmut Mueller. Reinbek bei Hamburg: Rowohlt Taschenbuch Verlag GmbH. 1988. 157 S. (rowohlt-bildmonographien 413)
93. Stefan Zweig. Menschen und Schicksale. Hameln: Niemeyer(Edition Richarz). 1993. 363 S.
"Ruhm und Erfolg blieben ohne Spur in seinem Leben. Nicht von Angst gehemmt, nicht von Sorge bedrueckt, nicht von Ehrgeiz geplagt, nicht von Scham und Reue gequaelt, goettlich frei und unbesorgt lebte er mitten im Kleinbuergerlichen sein grosses Leben, und an seiner Gegenwart habe ich gelernt, dass die wahre Freiheit nicht im Genusse ist, im Ueberschwang der Wuensche, sondern in jener heiteren Wunschlosigkeit, die in der Tatsache der Freiheit selbst schon die hoechste Erfuellung sieht." - S. 272(in: 'Erinnerungen an Emile Verhaeren')
94. Stefan Zweig. Drei Dichters ihres Lebens: Casanova, Stendhal, Tolstoi. Frankfurt a.M.: S. Fischer Verlag. 1982[1928]. 318 S.
"Jedes vollkommene Gefuehl vermag produktiv zu werden, Schamlosigkeit ebenso wie Scham, Charakterlosigkeit wie Charakter, Bosheit wie Guete, Moral wie Unmoral: entscheidend fuer Verewigung wird niemals die Seelenform, sondern die Fuelle eines Menschen. Nur Intensitaet verewigt, und je staerker, vitaler, einheitlicher und einmaliger ein Mensch lebt, um so vollkommener bringt er sich zur Erscheinung. Denn die Unsterblichkeit weiss nichts von Sittlich und Unsittlich, von Gut und Boese; sie misst nur Werke und Staerke, sie fordert Einheit und nicht Reinheit der Menschen, Beispiel und Gestalt. Moral ist ihr nichts, Intensitaet alles." - in: Casanova, S. 102
95. Stefan Zweig. Drei Meister: Balzac, Dickens, Dostojewski. Frankfurt a.M.: S. Fischer Verlag. 1982[1919]. 197 S.
96. 김복임. 쥐뿔: 김복임 수필집. 서울: 한강출판사. 235쪽
97. Damien Keown. Buddhist Ethics: A Very Short Introduc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5. 147 pp.
98. 로버트루트번스타인, 미셀 로버트루트번스타인(박종성 옮김).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 서울: 에코의서재. 2007. 455쪽
99. 빅토르 프랑클(이희재 옮김). 삶의 의미를 찾아서(죽음의 수용소 체험과 간추린 로고테라피). 서울: 아이서브. 2003[1998]. 212쪽
100. A.C. 그레일링(남경태 옮김). 미덕과 악덕에 관한 철학사전(원제: The Meaning of Things: Applying Philosophy to Life. 2001). 서울: 에코의서재. 2006. 269쪽
101. A.C. Grayling. Russell. Oxford,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96. 115 pp.
102. 이정명. 바람의 화원. 1,2 권. 서울: 밀리언하우스. 2007. 1권 266쪽, 2권 264쪽
103. 손승현.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The Circle Never Ends): 미래를 향한 말타기 - 미국 원주민들의 아름다운 도전과 희망. 서울: 아지북스. 2007. 343쪽
104. 헬무트 두비엘(Helmut Dubiel; 유영미 옮김). 시간이 멈춘 자리에서(Tief im Hirn). 서울: 프로네시스. 190쪽
105. 최진석.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서울: 소나무. 2006[2001]. 556쪽
106. 랜스 암스트롱, 샐리 젠킨스(Lance Armstrong and Sally Jenkins, 김지양 옮김).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It's not about the bike: My Journey Back to Life). 서울: 도서출판 ITC(체온365). 359
쪽
107. Paul Strathern. Schopenhauer in 90 Minutes. Chicago: Ivan R. Dee. 87 pp.
108. 김성남. 허난설헌: 시대를 앞서간 천재여류시인. 서울: 동문선. 2003. 243쪽
'아, 난설헌!'(장윤경, 씨어터 21: 연극/뮤지컬 시나리오)도 읽었습니다.
위 책의 감동은 슬픈 여운을 남기고 두고두고 기억될 것입니다: 허균의 누나인 허난설헌(1563-89)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여인'이었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시세계 속에서 외롭게 살며 고뇌하다가 27살에 '광한전 백옥루'로 쓸쓸히 떠나간 그녀의 눈물겹게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이여 - ! -
2007.12.20, 새벽 2시, 새벽 배동인.
위 책은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슬픈 여운을 남겼고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허균의 누나인 허난설헌(1563-89)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여인'이었다. 한 개인의 삶과 그가 살던 사회와 시대의 상호관계를 새삼스레 되새기게 한다. 오로지 자신의 시세계 속에서 외롭게 살며 고뇌하다가 27살에 '광한전 백옥루'로 상징화되는 신선세계로 쓸쓸히 떠나간 그녀의 눈물겹게 아름답고 숭고한 영혼이여, 고독의 정신이여, 그대는 그대를 아는 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지어다.
109. 허경진 옮김. 허난설헌 시집. 서울: 평민사. 2002[1999]. 220쪽
110. 허경진. 허균평전: 시대를 거역한 격정과 파란의 생애. 서울: 돌베개. 2002. 423쪽
"남녀간의 정욕은 하늘이 주신 것이요, 인륜과 기강을 분별하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이다. 하늘이 성인보다 높으니, 나는 차라리 성인의 가르침을 어길지언정, 하늘이 내려주신 본성을 감히 어길 수는 없다."(126-7쪽. 허균; 이식/안정복의 기록)
먼길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못 드는데
초가을의 서늘함이 구레나룻 사이로 스며드네.
기러기 소리는 하늘 밖으로 멀리 사라지는데
벌레 울음 소리는 밤 깊어갈수록 더욱 슬퍼라.
공훈을 세우기에는 때가 벌써 늦었고
고기잡이나 나무꾼이 되려 해도 또한 늦었다오.
일어나 내다보니 은하수가 한 바퀴 돌았고
새벽 나팔 소리가 성벽을 울리네. (138-9쪽)
허균은 한때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인생무상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결심했다.'
임금이 맡기신 일만 끝내고 나면
벼슬일랑 내던지고 산 속으로 돌아가리라.
학 탄 이에게 물어보노니
내게도 신선 세곌 허락할 건가. (136-7쪽)
111. 허경진 옮김. 교산 허균 시선. 서울: 평민사. 2002[1986]. 168쪽
허균의 전해져 내려온 749편의 시들 가운데 109편을 가려뽑아 엮은 책인데 허균의 생각과 성품을 느낄 수 있다. 시의 향기라는 게 무엇인가를 실감해볼 수 있다. 뜨거운 열정으로 생각하고 당시의 패쇄적인 조선사회와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며 치열하게 싸운 한 영웅의 내면세계를 그려보게 한다.
112. 허균(김풍기 옮김). 누추한 내방: 허균 산문선. 파주: 태학사. 2007[2001]. 323쪽
허균의 편지들, 비교적 짧은 수필들을 모은 책인데 매번 옮긴이의 독후감을 적어놓았다. 허균의 생각의 다양한 측면들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허균의 생각하기의 열정과 생각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고 다른 이들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다.
113. Brigitte Hellmann(Hrsg.). Spaziergang mit Seneca: Ein Lesebuch fuer Nachdenkliche. Muenchen: DTV(Deutscher Taschenbuch Verlag). 2006. 159 S.
참된 삶의 방식, 세계관의 정립을 위해 다양한 주제에 관한 여러 저자들의 글을 모아놓은 책으로 나는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독일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원제를 옮기면 '세네카와의 산책: 성찰자들을 위한 독본'이다.
114. Scott Nearing. The Making of a Radical: A Political Autobiography. White River Junction, Vermont: Chelsea Green Publishing Company. 2000[1972]. pp. 302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있는, 아주 감명깊은 책이다. 니어링의 '정치적 자서전': 평화주의자, 채식주의자, 사회주의자인 스코트 니어링(1883-1983)의 험난하기 이를 데 없는 100년의 고뇌와 열정과 고독과 투쟁과 성취와 보람과 희망으로 가득찬 삶을 보여준다.
아동노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 소득과 부의 불평등한 분배구조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 그의 사회과학(경제학, 사회학, 정치학)적 진리탐구를 평생과업으로 삼은 과학자이면서 교육자로서 사회비판과 사회개혁운동을 줄곧 병행하며 싸웠던 그는 분명히 현대사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는 불굴의 지사요 투사였다.
사회와 국가와 지구와 우주를 삶의 터전으로 여겼던 그의 초월적 세계관과 자연주의적 인생관이 빛을 발한다. 미국인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영원한 작별을 단행한 지구인, 세계시민인 니어링의 처절한 싸움의 대상은 자본주의적-제국주의적인 과두지배체제이고 그 사회적 온상인 서구문명이다. 삶의 의미에 대해 두고두고 성찰하게 만드는 한 영웅의 외침이다.
115. 조유전, 이기환.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발굴로 풀어본 살아있는 우리 역사 이야기. 서울: 황금부엉이. 2004. 452쪽
"무령왕릉, 안압지, 감은사지, 황남대총, 천마총 등 한국사의 주요유물, 유적현장 발굴을 주도해온 고고학자 조유전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발굴 이야기": 30 개의 발굴 이야기와 관련된 우리의 옛 선조들의 삶의 측면들을 기늠해볼 수 있다.
116. Lao Tzu. Tao Te Ching. Translated with an introduction by D.C. Lau. London: Penguin Books. 1963. 131 pp.
영어로 번역되고 해설된 노자의 도덕경이다. 영어공부도 되고 노자 또는 그의 도덕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엮어져있어 많은 공부가 되었다. 위에 소개된 최진석 교수의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105)과 함께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117. Stefan Zweig, Friderike Zweig. "Wenn einen Augenblick die Wolken weichen": Briefwechsel 1921-1942. Herausgegeben von Jeffrey B. Berlin und Gert Kerschbaumer. Frankfurt am Main: S. Fischer Verlag GmbH. 2006. 434 S.
Zweig, Friderike Maria(geb. Burger, gesch. von Winternitz; Wien 4.12.1882 - Stamford, Connecticut 18.1.1971)
Zweig, Stefan(Wien 28.11.1881 - Petropolis, Brasilien 23.2.1942)
슈테판 츠바이그가 그의 두번째 부인 Lotte(geb. Altmann)와 함께 동반자살하기까지 그의 첫번째 부인과의 30여년 동안의 서신교환.
118. Oliver Matuschek. Stefan Zweig: Drei Leben - Eine Biographie. Frankfurt am Main: S. Fischer Verlag. 2006. 406 S.
인기작가였던 슈테판 츠바이그(1881-1942)의 삶을 세 단계로 구분하여 서술한, 새로운 자료를 참고하여 써 낸, 매우 흥미진진한 전기(독일어).
119. 에릭 홉스봄(이원기 옮김). 폭력의 시대(Eric Hobsbawm. Globalisation, Democracy and Terrorism). 서울: 민음사. 2008. 190쪽
세계화(나는 '지구화'라고 쓴다) 과정에서 전쟁과 폭력의 양상이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는 새로운 변화, 민주주의와 국민국가(이것도 나는 '민족국가'라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현상들, 과거의 제국이었던 영국과 오늘의 제국인 미국의 차이점들, 미국식 제국주의의 한계와 무모함과 위험성, 허약점 등을 저자는 역사학자로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고 나는 그의 객관성있는 분석과 평가에서 현실파악에 대해 깊은 통찰을 배울 수 있었고 현재와 미래의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어떤 의미있는 실마리를 찾기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120. 브라이언 파머 외(Brian Palmer et al.) 엮음(신기섭 옮김). 오늘의 세계적 가치: 세계의 지식인 16인과 하버드대생의 대화(Global Values 101: A Short Course). 서울: 문예출판사. 2007. 351쪽
"에이미 굿맨: 정확하게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저와 함께 있는 인용문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너무 멀리 갔다고 생각할 때마다 언제나 내 삶을 뒤돌아본다. 이제 충분히 멀리 가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해야만 하는 게 아주 많습니다. ... 가족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규정될 수 있습니다. 제겐 제가 태어나 속하게 된 멋진 가족이 있고, 많은 경우 제가 보도를 위해 접한 사람들은 확장된 가족이 됐습니다. ..." (309-10쪽)
위대한 삶을 살아왔고 살고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위의 보고서라고 생각되는 책이다. 깊은 감동을 주었다. 수수께끼 같은 여운을 남긴 것은 개인의 위대함과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정부가 저질러왔고 저지르고있는 천박한 행태가 서로 어울리지 않고 모순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인간사회의 자기분열증적인, 안타까운 현상이다.
121.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류시화 옮김). 조화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 도서출판 보리. 2000. 221쪽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것은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 희망과 노력이다."(214쪽).
니어링 부부가 1932년-1952년 20년간 미국 버몬트에서 살았던, '좋은 삶'을 추구한 기록이다. 철저한 자연주의자, 채식주의자의 창조적인 삶: 해발 500미터 산골짝 오지에서 돌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숲에서 땔감을 구하고 하루에 오전에만 일하고 오후엔 여가를 즐기며 자본주의 문명을 등지고 살아간 이야기는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이다. 좋은 삶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진지하게 '좋은 삶'을 추구하는 뜻있는 이들을 위한 필독서라고 생각된다.
122. Hermann Hesse. Demian: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Frankfurt a. M.: suhrkamp taschenbuch 206. 1977[1925]. 163 S.
젊은이를 위한 성장소설. 하나의 생명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그의 그때까지의 세계였던 알을 파괴하고 나와야 한다는 유명한 말; 태어난 새는 신에게 날아가는데 그 신은 아브락사스라고 일컫는다는 말이 덧붙여져 있고 나중에 이 신은 선과 악을 함께 지니고있다고 설명된다: "Der Vogel kae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oeren. Der Vogel fliegt zu Gott. Der Gott heisst Abraxas."(S. 101)
"Wahrer Beruf fuer jeden war nur das eine: zu sich selbst zu kommen."(S. 126-7)
"Ich war ein Wurf der Natur, ein Wurf ins Ungewisse, vielleicht zu Neuem, vielleicht zu Nichts, und diesen Wurf aus der Urtiefe auswirken zu lassen, seinen Willen in mir zu fuehlen und ihn ganz zu meinem zu machen, das allein war mein Beruf. Das allein!"(S. 127 )
"Zum erstenmal klang die aeussere Welt mit meiner innern rein zusammen -- dann ist Feiertag der Seele, dann lohnt es sich zu leben. ... "(S. 136)
"Uns schien jedes Bekenntnis, jede Heilslehre schon im voraus tot und nutzlos. Und wir empfanden einzig das als Pflicht und Schicksal: dass jeder von uns so ganz er selbst werde, so ganz dem in ihm wirksamen Keim der Natur gerecht werde und zu Willen lebe, dass die ungewisse Zukunft uns zu allem und jedem bereit finde, was sie bringen moechte."(S. 144)
"Auch hatte ich Traeume, in denen meine Vereinigung mit ihr sich auf neue gleichnishafte Arten vollzog. Sie war ein Meer, in das ich stroemend muendete. Sie war ein Stern, und ich selbst war als ein Stern zu ihr unterwegs, und wir trafen uns und fuehlten uns zueinander gezogen, blieben beisammen und drehten uns selig fuer alle Zeiten in nahen, toenenden Kreisen umeinander."(S. 149)
123.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윤구병, 이수영 옮김). 조화로운 삶의 지속(Continuing the Good Life). 파주: 도서출판 보리. 2008[2002]. 245쪽
'조화로운 삶'의 속편이라고 볼 수 있는,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미국 메인에서 채식주의자로 살아온 26년의 삶의 기록이다. 매우 감명깊게 읽었다. 의미있고 바람직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싶은 책이다.
124. 스코트 니어링(이수영 옮김). 그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Man's Search for the Good Life, 1954). 파주: 도서출판 보리. 2004. 193쪽
"문명은 팽창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팽창은 호전성을 가지고 있어 경제, 군사 면에서 충돌을 일으킨다.
이어지는 전쟁들이 전쟁 제조기가 되어 정부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정부를 앞세워 군사긴장을 불러일으킨다.
경쟁하는 군국주의는 끝내 스스로 멸망하고 만다.
따라서 결론은 이렇다. 문명은 사회의 자살 행위이다."(128-9쪽)
"사람들에게 성숙한 삶이란 무엇보다도 경험에 이성으로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두려움, 증오, 분노, 질투, 지배욕 같은 감정들은 뒤로 밀어놓고 상상력, 지각, 인식, 합리적 판단을 앞으로 끌어내어 모든 결정을 지휘하게 하는 것이다."(178쪽)
"조화로운 삶은 하나의 유기체이다."(179쪽)
125. 헬렌 니어링(이석태 옮김).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Loving and Leaving the Good Life). 파주: 보리. 1997[1992]. 246쪽
헬렌 니어링(1904-95)이 체험한 두 남성과의 사랑과 스코트 니어링(1883-1983)을 만난 뒤에 그와 함께 '좋은 삶'(the good life)을 추구하며 살다간 역정과 스코트의 신중히 계획한 죽음의 과정을 목격한 기록이다: '좋은 삶'의 본보기를 간접체험하게 해준, 아주 감명깊게 읽은 책이다. 이 세상에 인간으로서 태어나 진지하게 참으로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읽고 성찰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스코트의 전기나 자서전이 아니고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의 존재에 대한 헌사이다. 나는 원칙에 충실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지적인 변혁가의 면모와 아울러 꾸밈없고 친절하며 현명한 남편으로서 스코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싶다. 아울러 평화롭고 스스로 준비해서 맞이한 그이의 마지막을 나누고 싶다."(21쪽)
"나는 스코트에게서 가장 높은 목표에 따라 살려는 신념과, 헌신하려는 마음, 삶의 방향이 몸에 배어 있으며 전체의 복지수준을 높이려는 주된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인간성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그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하나의 전형이었다. ...
그 사람은 소문거리와 잡담을 혐오했으며, 속되거나 사소한 일을 멀리했다. 소로(H.D. Thoreau)와 마찬가지로 그 또한 '무력하게 사회의 저속함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보통 그 사람이 하려는 말 뒤에는 웃음을 머금게 하는 면이 숨어 있지만 결코 가볍거나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19-20쪽)
"당신은 육체의 한계 안에서 자유롭습니다. ... 당신이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일부임을 자각하십시오."(194쪽)
"우리가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 우리와 같은 생명체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살 권리가 있습니다. ... '해충'을 어떻게 정의하든 간에, '살아 있고 살리는' 뜻에서 볼 때, 인간이 단연코 으뜸가는 해충일 것입니다."(198-9쪽)
"일과 가치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 늙음을 막는 가장 훌륭한 처방이다."[스코트 니어링](215쪽)
"나는 어떤 기쁨을 갖고서, 몸의 죽음이 몸에 매인 삶의 해방임을 인식하면서 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232쪽)
126. 스코트 니어링(김라합 옮김). 스코트 니어링의 희망(The Conscience of a Radical). 파주: 보리. 2005[1965]. 198쪽
이 책의 헌사의 일부를 인용한다: "나는 이 책을 특별히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 ... 생각과 행동의 일치를 기뻐하는 사람들을 위해. 생산과 창조와 협력에 바탕을 둔 세계 공동체를 세우는 데 자기 능력과 힘과 솜씨와, 필요하다면 목숨까지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해."
82살의 니어링이 하나의 근본주의자(a radical)로서 자신의 세계관, 사회관, 인생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좋은 삶',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그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고 그의 드높은 이상을 실현하기를 촉구하는 책으로서 진지한 독자는 해방된 삶의 주체로서 제시된 과제 앞에 책임감과 결단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127. 존 살트마쉬(John A. Saltmarsh, 김종락 옮김). 스코트 니어링 평전(Scott Nearing: The Making of a Homesteader, 1998). 파주: 보리. 2004. 516쪽
'좋은 삶 센터'의 창립자 가운데 한 사람인 저자가 니어링의 100년의 삶을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한 기록이다. 니어링의 '정치적 자서전' 속에 숨겨져있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어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특히 그의 사회주의자로서의 정치적, 사상적 모습이 뚜렷이 드러나있다. 그는 맑스나 레닌이나 스탈린의 권위에 맹종하는 기계적 사회주의자가 아니었고 평화주의자로서 비폭력 혁명노선을 견지한, 자기 나름의 독립성을 잃지 않은 합리적이며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였다.
128. 헬렌 니어링(Helen Nearing and Barbara Damrosh. 공경희 옮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Simple Food for the Good Life. 1999[1980]). 서울: 디자인하우스. 2001. 285쪽
채식주의자로서 평생을 건강하게 살다간 저자와 그녀의 남편의 아주 단순하고 소박한 먹을거리에 관한 이야기다. 헬렌은 91살에 차 사고로 사망했지만 이 사고가 아니었다면 더 오래 살았을 것이다. 그녀의 남편 스코트는 100살에 음식을 끊음으로써 삶을 마감했다. 채식의 당위성과 합리성이 이론과 실제에 있어 통일된 사례를 보여준다. 누구나 꼭 읽고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한 책이다.
책의 겉 표지에 적힌 헬렌의 말이 엄숙하고 늘 기억할 만하다: "우리의 삶은 매순간 선택입니다. 쉼 없는 선택의 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소모적인 삶이 아니라 도움되는 삶,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삶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채식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좀더 멀리 나가야 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 조화롭게 공존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우주라는 전체의 일부이자 그것에 영향을 주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가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며 생명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내어 준 과제를 실행한 것입니다." - 헤이그에서 열린 '세계 채식인 회의'에서 90세를 맞은 헬렌 니어링이 한 연설 중 일부랍니다.
129. 헬렌 니어링 엮음(전병재, 박정희 옮김). 인생의 황혼에서: 헬렌 니어링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명상(Light on Aging and Dying: Wise Words Selected by Helen Nearing, 1995). 서울: 민음사. 2002. 194쪽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다양하게 펼쳐져있다. 죽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들이 흥미롭게 소개되어있다. 나아가 죽음 뒤에는 어떤 상황이 죽은 자를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한 상상과 희망이 많은 인용문을 차지하고 있다. 대개 사람이 죽으면 몸은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새로운 세계에서 그 존재를 지속해가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얘기한다. 죽음으로써 삶은 끝난다고 딱 잘라 말한 경우는 없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나의 죽음이 완료되면 나의 영혼이 나의 육체와 분리되어 다른 세계에서 존속해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혼이나 정신 또는 마음은 몸의 죽음과 함께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 예견은 지금까지의 인간역사의 진행과정에 비추어본 나머지 내가 미루어 짐작하는 추론이다. 죽음 앞에서도 사람은 정직해야 한다. 사실을 사실 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두려움도 미리 가질 필요가 없다. 죽음이 나의 존재 전체를 태어나기 이전의 없었던 상태로 돌려놓는다면 나는 그것을 자연의 법칙으로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나는 자연에서 나왔으니 자연 속으로 다시 돌아갈 뿐이다. 죽음 뒤의 나의 존재는 오로지 살아있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만 살아있을 것이다. 나는 죽음과 그 다음의 세계에 관해서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천국, 극락, 지옥, 연옥, 내세 등은 종교에 의지하려는 사람들의 소원과 상상에서 나온 허구일 뿐이다.
130. 러셀 셔먼(Russell Sherman)(김용주 옮김). 피아노 이야기(Piano Pieces). 서울: 이레. 2007[2004]. 383쪽
"피아노 연주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17쪽) "예술은 집중의 과정이다."(226쪽) ... 게임(피아노 연주), 가르침, 다른 요소들과의 상관관계, 악보, 코다 등의 부분들로 나뉘어져 있고 짧은 단상들처럼 서술되어 있다. 피아노와 음악과 예술에 관해 생각하게 이끄는 책이다.
131. 슈테판 츠바이크(정민영 옮김). 에라스무스 평전: 종교의 광기에 맞서 싸운 인문주의자. 파주: 아롬미디어. 2006. 255쪽
에라스무스( Erasmus von Rotterdam, 원명: Gerhard Gerhards, 1466 또는 1469.10.28 로테르담 - 1536.07.12 바젤)라는 중립주의자의 독특한 삶을 투명하게 엿볼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전기다. 그는 카톨릭 교회 안에 머물면서 루터의 종교개혁에 내심 찬성하지만 명시적으로는 찬성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늘 자기 자신만을 대표'하는 입장을 취했던 사람이었다: 하나의 자유사상가, 이성주의자로서 사회적 쟁점이 되는 문제 앞에서 어느 파벌에도 속하기를 거부하며 중립적 판단보류의 관점을 견지함으로써 무결단의 결단으로 평생을
살면서 오로지 글쓰기에만 열중했다. 아마 서구 역사에서 보는 유일한 초월적 정신의 인간상이라고 생각된다.
132. 슈테판 츠바이크(이온화 옮김). 연민(Ungeduld des Herzens). 서울: 지식의숲. 434쪽
츠바이그의 유일한 장편소설. 동정심 또는 연민의 감정이 빚어낸, 작은 실수가 연쇄반응을 누적적으로
만들어낸, 일종의 '나비효과'의 엄청난 결과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하여 긴장감있게 그려져 있다.
책 표지에는 '연민'을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지독한 감정'이라고 써있다.
'사랑의 심리학자'라고 일컬어진 저자의 인간심리의 묘사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 양심이 알고 있는 한 그 어떤 죄도 결코 망각되지 않는다"는 마지막 문장이 긴 이야기의 핵심을 잘 표현하고 있다.
133.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파주: 김영사. 2009[2003]. 919쪽
아메리카 인디언의 역사와 삶의 지혜를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을 통해서 알게 해주는 책이다. 첫 쪽에 평원 부족 인디언들의 인사말이 적혀있다: "미타쿠예 오야신: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감명깊게 와닿는 대목들이 많다. 가령 하나만 여기에 인용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그가 인디언이든 아니든 마음을 순수하게 하고 자기를 정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누구인가?'를 알지 못하면 그는 인디언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우리 인디언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자연에 자신의 모습을 자주 비춰 보곤 한다. 자연의 숨결과 자신의 숨결을 동일시하고, 대지의 맥박과 자신의 심장을 한 박자로 여긴다.
백인들은 인간의 힘이 자연을 다스리고 변형시키는 데 있다고 여기며 그것이 곧 생존의 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인간의 힘과 진정한 생존은 자신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여겨 대지의 모든 생명들과 조화를 이루는 일에 있다."(503쪽)
또 있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만날 때 진리의 불꽃이 일어난다."(861쪽) "항상 진실되라. 이 우주에서는 정직이 곧 그 사람의 의지를 시험하는 길이다."(864쪽) "각각의 사람이 곧 자신의 심판관이다."(865쪽) "삶은 주고받는 것이다."(867쪽) "욕망 대신 필요에 만족하라."(866쪽) "죽음이란 없다. 변화하는 세상만이 있을 뿐."(868쪽)
134. 부위훈(전병술 옮김). 죽음, 그 마지막 성장: 임종 정신의학에서 현대 생사학까지. 청계출판사. 2001. 307쪽
'한 비범한 사람'의 '비범한 책'으로 추천되는 이 책은 저자의 "임파선암과의 투쟁을 통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의 기록이다. 삶의 마지막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 죽음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는 어떤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하는 탐구정신이 치열하게 전해진다.
나의 독후감은 감탄과 실망이 뒤섞여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실망의 비중이 더 무겁다. 그 이유는 저자의 인식론적인 오류에 있다: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관련하여 "영성의 필요성과 급박성"(107쪽), 니어링 부부와 관련하여 "현대인의 죽음의 문제와 그 극복이 반드시 고도의 영적인 성찰과 관계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131쪽), 그리고 제3장에서 '세계종교와 죽음의 극복'을 논의하면서 '종교적 정신', '종교적 진리' 등의 개념과 논조의 흐름을 접하게 되는데 저자는 정작 '종교'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전혀 묻거나 답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영성'이라는 것도 매우 의문스러운 개념이다: 영혼(soul)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결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버트란드 러셀의 에세이 '영혼이란 무엇인가?'(What is the soul?, in his 'In Praise of Idleness'[게으름에 대한 칭송])를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죽음에 대한 태도에 있어 어떤 종교적 세계관에 의존하여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영성'이라는 것도 그 존재가 의문시되기 때문에 그런 개념을 사용하여 이른바 '생사학'을 논의하는 것에 반대한다. 내가 호감을 갖는 견해는 이른바 '모리타 치료법: 선(禪)과 정신치료의 결합'이다: 이것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하나의 자연주의적이고 합리주의적인 세계관과 인생관에 기초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인식은 여기 블로그에 따로 밝혀져 있다.
135. 이기영(호서대 자연과학부 교수). 지구가 정말 이상하다. 파주: 살림. 2008[2005]. 230쪽
"느닷없는 폭염과 홍수, 폭설과 한파 ... 전 세계에 빈발하는 기상이변의 숨은 실체"를 4장으로 나누어 서술한 책이다.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문화관광부 추천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됐다. 저자에 관해서
여기 이 블로그의 글 '길담서원에서 백야제 체험담'(-> '일상생활' 방)에 어느 정도 소개되어 있다.
136. 이기영 글/ 임옥상 그림. 노래하는 환경교실. 서울: 현암사. 2008[2003]. 160쪽
2004년 환경부 지정우수환경도서, 2004년 어린이도서관 선정 우수과학도서이다. 이 책 속엔 '환경십계명'이 들어있다: 반드시 실천해야 할 현대인의 생활지침이다.
137. 칼 폴라니(홍기빈 옮김), 거대한 전환, 도서출판 길, 2009, 657쪽
Karl Polanyi(1886-1964), The Great Transformation: The Political and Economic Origins of our Time, 1944(영국에선 1945)
아주 감명깊게 읽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책이다.
사회체계에서 경제가 정치, 경제, 문화 등 세 가지 기능적 하위체계들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나는 사회학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그 절박하고 심각한 의미를 폴라니의 이 책을 통해서 재확인하였다. 그는 "경제는 사회과정에 '묻어 들어'(embedded) 있는 것"(623쪽, 홍기빈 해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요즘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고도의 공업화와 보편적 민주화가 지구화과정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확산, 심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절실한 현실적 중요성을 띠고 있다.
'자기조정 시장기제'가 자본주의 경제체제 안에 내장되어 작동되고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은 그가 보기엔 "'자연적'이기는커녕 극히 인위적인 유토피아의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623, 홍기빈 해설). 지금까지 몇 번에 걸쳐 위기를 겪어 왔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나는 그의 논지에 따라 내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단순하다: "인간의 자유를 실현하는 사회주의가 인류의 나아갈 길"(627, 홍기빈 해설)이라는 것이다. 이 말에도 나는 동의한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 '사회주의'는 공동체주의, 곧 상호성과 합리성을 근간으로하여 진행되는 인간사회의 형성과 발전과정을 순리에 따라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해 나아가는 사회재건의 이념이다.
혼돈과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이 책을 읽고 성찰함으로써 세계관의 정립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홍기빈님의 수고로운 번역에 감사드린다. 한 가지 재고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산업'이라는 번역어를
대부분의 경우에 '공업'이라는 용어로 대체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산업혁명' -> 공업혁명,
'산업사회' -> 공업사회, '산업화' -> 공업화 등이다.
138. Dieter Hildebrandt. Die Neunte: Schiller, Beethoven und die Geschichte eines musikalischen Welterfolgs. Muenchen, Wien: Carl Hanser Verlag. 2005. 367 S.
디터 힐데브란트. 제9번: 쉴러, 베에토펜, 그리고 하나의 음악의 세계적 성공의 역사.
베에토펜의 교향곡 제9번('합창')의 탄생과 파란 많은 수용과정과 마침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유럽연합의 공식국가(國歌)로 결정된, 음악사에서 드문 세계적 성공사건을 서술한 책이다.
쉴러의 시 '환희에의 송가'에 얽힌 이야기, 특히 그 마지막 악장에서 쉴러의 '환희에의 송가'를 베에토펜이 이미 젊은 시절에 마음 속에 깊이 지니고 음악으로 표현할 구상을 게을리 하지 않은 인연과 인간의 목소리를 전통적으로 기악곡 형식인 교향곡의 일부로 도입시키는 혁명적인 발상을 구체화함에 따른 세상 사람들의 엇갈리는 시선들을 극복하고 세평의 폭풍 속을 헤쳐나온 역정,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의 '9번'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예리하게 검토한다.
처음부터 끝장까지 나는 이 책을 설레는 가슴으로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9번'을 글로써 읽는 감동은 음악으로 듣는 것에 못하지 않은 감흥을 주었고 이 곡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이 하루 빨리 우리말로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139. David Bodanis. E = mc2: A Biography of the World's Most Famous Equation. New York: A Berkley Book. 337 p.
'에너지 = 질량 x 빛의 속도 제곱'이라는 공식, 곧 에너지는 곧 사물의 질량의 변형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한 1905년 발표된 논문에 나오는 공식의 의미와 주변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풀이해주는 책이다. 뒷 부분에서는 태양이 오래 전부터 타고있는 연유와 별들과 별무리들의 생성과 변화를 에너지=질량의 공식에 근거하여 추정하는 논의가 전개된다. 우주의 정체에 대한 자연과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140. Viktor E. Frankl. Man's Search for Meaning. Boston: Beacon Press. 2006[1959]. 165 p.
아주, 아주 중요한 책이다. 삶살이에서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어떤 고난과 고통과 환경 속에서도 사람은 내면적 자기결정의 자유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는 데 인간의 존엄성이 있음을 밝혀준다. 저자(1905-97)는 3년 동안 나치의 유대인수용소에서 삶의 한계상황을 겪었고 살아남았다. 이러한 그의 체험이 사람은 어떠한 고난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음을 확신하게 해주었다. "물건들은 서로를 결정짓지만 사람은 궁극적으로 자기결정한다". 이것이 인간의 자율성을 뜻한다는 것이다. 어떤 다른 책들에 앞서서 누구나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어 모두에게 반드시 읽기를 적극 권장한다. 나는 이 책의 번역본을 얼마전에 읽었지만 그 원서를 다시 읽었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2009.11.14, 새벽 배동인.
****************************************************************************
위의 글은 졸저 '그리움의 횃불' 속에 들어있는 같은 제목의 글을 추가보완한 것입니다. - 새벽 배동인.